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종합삼담실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 287곳의 주식 평가액이 약 3개월 만에 182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서 평가액 감소가 집중되면서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방식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관련 내역을 공시한 상장사 287개 종목의 주식 평가액은 지난 6월 30일 515조9293억원에서 이달 15일 333조5330억원으로 182조3963억원(35.3%) 감소했다. 분기 기준 국민연금의 주식 평가액이 감소한 것은 2024년 4분기 이후 7분기 만으로, 감소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평가액 감소분의 상당 부분은 반도체 대형주에서 발생했다. SK하이닉스의 평가액은 74조2261억원, 삼성전자는 56조8710억원 줄었다. 두 종목에서만 총 131조971억원이 감소한 셈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33만4000원에서 21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265만원에서 126만2000원으로 하락했다. 이달 15일 기준 국민연금의 보유 지분율은 삼성전자 7.84%, SK하이닉스 7.32%다. 전체 287개 종목 가운데 평가액이 감소한 종목은 176개로 집계됐다. SK스퀘어와 삼성전기도 각각 10조8698억원, 7조5914억원 줄었다. 반면 일부 종목에서는 평가액이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주가 상승과 국민연금의 지분 확대로 평가액이 9041억원 늘었다. 이어 에쓰오일 7107억원, LG에너지솔루션 5808억원, 한화솔루션 4347억원 순으로 증가했다. 국민연금의 대규모 평가액 감소를 계기로 올해 초 결정된 국내 주식 리밸런싱 유예 조치도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1월 26일 국내 주식 비중을 조정하기 위한 리밸런싱을 한시적으로 유예했다. 당시 증시 상승으로 국내 주식 비중이 확대되면서 목표 비중을 유지하려면 일부 주식을 매도해야 했지만,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조정을 미룬 것이다. 이후 국민연금은 6월 말 유예 조치를 종료하고 7월 1일부터 리밸런싱을 재개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은 당초 14.4%에서 1월 14.9%, 5월 20.8%로 상향됐다.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리밸런싱 유예가 대규모 주식 매도에 따른 시장 충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올해 1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리밸런싱을 유예하지 않고 규칙대로 하면 매일 8000억원 이상, 코스피 거래대금의 10% 이상을 던져야 하는,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줬을 것"이라며 "주가가 떨어지고 국민연금이 손해를 보고 국민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야당은 기금 운용 원칙과 의사결정 과정의 적절성을 문제 삼았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 노후를 생각하면서 결정한 것인지, 정부 입맛에 맞춰 결정한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백종헌 의원도 "사학연금과 우정사업본부는 최근 10년간 시장 상황을 이유로 리밸런싱을 유예한 사례가 없다고 답했다"며 "국민연금은 왜 미뤘는지, 위험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국민에게 더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증시 하락세 속에서도 종목별 보유 지분을 조정했다. GS건설 지분율은 7.82%에서 12.88%로, 현대해상은 9.42%에서 12.37%로 확대했다. 반면 파라다이스는 12.33%에서 8.39%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27%에서 6.56%로 축소했다. 지분율을 높인 84개 종목 중 코스닥 상장사는 7개였으며, 지분율을 낮춘 82개 종목 중에서는 코스닥 상장사가 21개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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