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환자 안전 위한 정신질환 국가책임제 시행하라”
발행일 : 2020-08-09 18:15:25 | 기자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
최근 부산에서 발생한 환자에 의한 정신과 의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정신의학과 의료인과 환자의 안전을 위한 '정신질환 국가책임제' 시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대한정신건강의학과 봉직의협회는 지난 5일 부산시에서 일어난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안전한 의료 행위를 위한 국가와 사회의 변화와 지원을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먼저 대신정은 故임세원 사건 이후 ‘임새원법’으로 불리는 의료법 일부 개정안이 통과돼 의료진 폭행에 대한 처벌 수위가 높아졌고, 병원 안전을 강화하는 개정안이 입법 예고가 되어 있는 상황 속에서 또 다른 참사가 일어난 것에 대해 충격이 크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환자를 돌보는 의료인의 안전은 단순히 한 의료인의 개인 문제가 아닌 환자의 안전한 치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며, 누구보다 환자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치료를 제공하는 의원의 존립이 흔들리게 되는 일은 국민들의 정신건강에 큰 위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부산의 해당 의원이 규모가 작아 개정된 법의 병원 안전 강화 대책의 대상에서 벗어난 사각지대에서 일어난 사건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우리나라의 모든 환자와 의료인들이 안전하게 진료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이제는 치매 등 중증정신질환의 치료를 책임지는 국가책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봉직의협회는 이번 사건은 잘못된 제도와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 국가의 무관심이 합작해 이뤄낸 결과물이자 전문가의 경고를 묵살한 채 졸속으로 시행한 ‘정신건강증진법’의 결과로 벌어진 예견된 인재라고 성토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우리나라는 아직도 국가가 아닌 병원과 보호자가 정신질환자의 입·퇴원을 결정하는 기형적인 강제입원 제도를 유지 중으로, 병원은 환자를 가두는 주체가 되어 치료의 시작부터 환자와 의사의 신뢰를 구축하기 어려우며, 입원치료는 잠재적인 범죄로 치부돼 그 요건이 까다로워지고,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적 도움과 돌봄을 제공할 시설과 지원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봉직의협회는 이러한 준비 없는 탈원화와 턱없이 부족한 지역사회 인프라, 규제와 처벌만 있고 인력과 예산의 지원이 없는 허울뿐인 미봉책은 지금도 계속해서 환자를 치료의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음은 물론 환자 자신과 우리 사회 전체를 위험에 빠트리고, 일반인의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환자의 치료와 사회의 안전은 결코 공짜로 얻을 수 없고, 국민의 치료받을 권리와 안전할 권리는 그 누구도 아닌 바로 국가가 보장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봉직의협회는 정부에서 안전은 국가의 책임이라고 공표했으나, 故임세원 교수 사건 이후 현재까지 나온 정책이라고는 보험환자를 대상으로 한 소액의 수가지급, 100병상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자체비용으로 보안요원 배치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면서, 이제는 정신질환자의 치료와 지원의 책임을 국가가 온전히 져야할 때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의료진의 안전을 온전히 보장받을 수 있도록 사법입원제도, 외래치료 명령제, 지역사회 정신질환자 관리, 합법적인 이송책 등을 통합하여 정신질환자의 치료와 지원을 국가가 책임지는 '정신질환 국가책임제' 시행을 촉구했다.

또한 신속·효과적인 제도 마련을 위해 법원, 보건복지부,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환자, 가족단체로 구성된 '정신질환 국가책임제 추진위원회' 설치와 더 이상 전문가와 환자의 요구를 배제한 무책임한 미봉책이 남발되지 않도록 정신건강복지법 관련 정책입안자의 실명 공개 및 평가제 시행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봉직의협회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무관심만큼 위험한 것은 그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라며, “사회를 치료받지 못한 환자로부터 안전하게 지키는 것 못지않게 환자를 사회적 편견으로부터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함에 따라 제도 개선 및 사회의 편견을 없애는데 투쟁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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