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인력 확충으로 간호사PA 불법의료 근절 및 환자 안전 확보해야”
발행일 : 2020-08-09 18:15:25 | 기자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보건의료현장 불법의료 실태 고발 보건의료노조 긴급 기자간담회’를 개최, 의사 인력 부족이 야기하는 불법 의료 실태를 증언하고 공공의과대학 설립과 의대 정원 확대를 촉구했다.

먼저 보건의료노조는 환자안전과 불법의료 근절을 위해서는 의사인력을 확충해야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의사 인력 부족으로 발생하는 의료기관 현장의 문제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건의료노조는 ▲현재 대부분 간호인력으로 구성된 PA(진료보조인력)가 의료인력 부족 및 전공의 지원 미달에 따른 진료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하고 있는 점 ▲진료보조인력이 행하는 의사 대리 업무는 사실상 의료법상 권한이 없는 무면허 의료행위, 즉 불법의료행위로서 환자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 ▲의사업무를 대행하다 의료사고 등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보조인력을 보호할 법적 장치가 없는 점 등을 지적하며 의사인력 부족이 야기한 현장 실태를 고발했다.

이러한 현장의 상황을 증언하기 위해 간담회에 참석한 3명의 간호사가 자신의 경험담 등을 소개했다.

A 상급종합병원 간호사는 “2009년에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외과 등 비인기 진료과에서부터 전공의 부족으로 PA를 19명 채용했었는데, 2016년 전공의특별법이 시행되면서 36명, 2017년 50명으로 증원한 뒤 이후 현재까지 계속하여 증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공의 인력부족으로 PA가 늘어난 현황을 알렸다.

또한 A 간호사는 “다양한 의사 업무를 잘 대행하기 위해 병원 현장에서는 경력 간호사를 PA로 파견 보내고 있으며, 이로 인해 환자를 전담해서 케어하는 간호 현장에서는 경력 간호사가 부재해 환자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근무하는 병원에서는 PA들이 환자를 위한 책임감에 고도의 긴장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어 의료사고로 이어진 경우는 없으나 ‘불법’이란 말에 위축되더라도 의사인력 부족으로 불법 의료행위가 만연한 현실을 묵과할 수는 없다”고 밝히며, “별도의 교육 체계도 없이 해당 임상과 경험 5년차 정도의 간호사가 PA가 되어 의사 업무를 대행하는 현실이 답답할 따름”이라고 개탄했다.

B 상급종합병원 간호사는 PA뿐아니라 간호사 역시 의사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현실을 증언했다.

구체적으로 B간호사는 “의사만 접근할 수 있는 처방 프로그램에 전공의와 교수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간호사에게 의사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가르쳐주면서 대리 처방을 내라고 강요하고 있어 현실상 신규 간호사가 입사하면 기본 간호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처방을 내는 방법을 교육하기도 한다”며 불법이라고 인지하기도 전에 자연스럽게 의사의 업무를 간호사가 대행하게 되는 과정을 지적했다.

이어 “각종 검사, 시술, 수술을 할 경우 환자 및 보호자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고 주치의가 서명을 하는 등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데 병원에서는 의사 인력이 부족하니 간호사가 대충 설명하고 동의를 받으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B간호사는 업무대행 과정에서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까지 발생한 경우도 소개했다. 구체적으로 “콧줄이라 불리는 비위관 삽입 시 의사가 청진 등 전문적인 판단을 해서 실시해야 하는데 이 업무를 미숙한 간호사에게 맡겨 관이 위가 아닌 폐로 들어가 환자가 사망했다”고 증언했다.

아울러 B 간호사는 “고도의 전문화된 지식을 요하는 업무는 의사만이 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의사가 부족해서 이들의 업무를 자연스럽게 간호사들에게 떠넘기는 게 현실이며, 병원을 믿고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들은 물론 병원에서 업무를 지시해 그에 따라 열심히 일만 했는데 어느 날 불법의료 행위를 했다며 고발을 당하기도 하는 간호사 역시 불안에 떨게 된다”고 말했다.

C 지방의료원 간호사는 공공의료기관의 의사인력 부족 실태에 대해 설명했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됐지만, 의사가 부족하여 코로나 확진 환자를 입원시켜놓고도 전문적인 치료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지방의료원은 지역 내 책임의료기관의 역할을 하기 위해 심뇌혈관계나 호흡기계 등의 의사가 있어야 하는데 배출되는 의사수가 현저히 적어 지방의료원에서는 아무리 많은 인건비를 준다하더라도 의사를 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C간호사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병원에서는 소아과 의사가 없어 6개월 이상 과를 폐쇄한 상태”라며 “지방의료원이 공공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공공의과대학 설립으로 의사인력이 확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러한 현장 간호사들이 증언한 바와 같이 불법의료 근절뿐 아니라 감염병 대응과 필수의료 제공을 위한 인력 확보를 위해서도 의사 인력 확충은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노조는 정부와 여당간 ‘의대정원 확대 및 지역의사제도 추진’ 합의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인력을 확충하는 시발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행보라 평하며 보건의료 현장의 절박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의료노조 역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의사인력 문제와 관련하여 의협에서는 지역가산제를 도입을 주장하고 있고, 전공의들은 처우개선을 말하고 있으나 전공의특별법에서는 주80시간 근무, 처우개선을 위한 전공의종합계획을 5년 마다 세우도록 되어있음에도 정부들은 이제껏 이를 이행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는 보건의료인력지원법도 마찬가지로, 법이 작년에 제정됐지만 실제로 이행된 것은 하나도 없으며, 법을 이행하지 않고 방기한 결과가 지금의 상황을 불러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나 위원장은 “이러한 문제의 종합적인 해결을 위해 공개적인 토론 해야한다. 토론을 통해서 의사인력과 보건의료인력 부족으로 인해 의료 현장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지 환자와 국민들이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며, 정부, 의료계, 환자, 국민, 보건의료노동자가 참여하는 공개 토론회를 제안했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 6일 의협에 “집단행동 자제 및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며 14일 파업에 대해 대화를 제안하는 한편 의사인력 증원안의 불가피함과 의료계의 협력을 요청했으나 의협은 사실상 정부가 발표한 원안에서 한걸음도 물러설 수 없다며 거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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