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협 “무리한 원격진료 시행 복지부, 국민·의료계 우롱”
발행일 : 2019-03-12 12:59:30 | 기자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
무리한 원격진료를 시행하려 한다며 국민과 의료계를 기망하고 우롱한 보건복지부를 규탄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복지부가 최근 원격진료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며 그간 추진하지 않을 것처럼 거짓 행동한 것에 대해 배신감을 느낀다고 12일 밝혔다.

먼저 원격진료는 국내 실정에 맞지 않고 많은 문제들이 파생될 위험이 높다고 의사회는 주장했다. 의료접근성이 극도로 떨어지는 지역에 한해 의사들이 필요성을 먼저 인식하고 정부 등에 요구해 이뤄지는 경우가 외국의 사례인데, 전세계에서 의료접근성이 좋은 한국에서 원격진료를 추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원격진료는 환자를 직접 보면서 하는 시진, 청진, 촉진, 타진과 같은 기본적 진찰이 불가능하고 환자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진단이 늦어지거나 잘못되는 상황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노인들의 경우 대면진료를 통해서도 정확한 정보를 얻어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원격진료 시 추가적 합병증을 진단하거나 환자 상태 악화를 조기에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무엇보다 원격진료는 의료기관 방문을 등한시하게 만들고 환자가 의도적으로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의사에게 잘못된 정보를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고 봤다.

정부가 원격진료를 강행하려고 하는 이유는 뭘까? 의사회는 의료기기업계에 당근을 줘 규제를 철폐한다는 이미지를 주면서도 대면진료보다 낮은 원격진료 수가 책정을 통해 건보재정 지출을 줄이겠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고 지적했다. 이는 오히려 산업 발전이나 부가가치 창출 없이 스마트폰을 통한 값싼 저질의료만 양산될 우려가 높다고 의사회는 지적했다.

의사회는 복지부가 그간 거짓말로 국민과 의료계를 우롱했다고 꼬집었다. 앞서 박능후 복지부장관은 “원격의료는 고정관념이 많아 다른 뜻으로 쓰기 위해 스마트 진료라는 용어를 쓰고자 하며 스마트진료는 종국적으로 원격진료의 내용을 띠고 있지만 주어진 법의 범위 내에서 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의사와 의료인 간에 하는 협진이나 격오지 부분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하겠고 향후 스마트진료부분을 진행하고 확대해 나갈 때 상급병원 중심이 아닌 1차 의료기관 중심으로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의 이러한 스마트진료 추진 계획은 기존 원격진료 추진에 선을 긋던 모습에서 크게 바뀐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이번에도 아주 제한적인 경우에만 허용할 것이며 1차 의료기관 위주로만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의사-환자 간 대면진료 원칙을 허무는 법 개정은 점차 범위를 확대시키는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는 주장이다.

의사회는 “의료계가 만관제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는데, 복지부의 이번 원격진료 발언을 계기로라도 만관제 시범사업 참여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복지부는 그간 거짓말로 국민들과의료계를 속인 것에 대해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하며 국민과 의료계를 기망한 것에 책임을 지고 원격진료 추진 철회와 함께 만관제 시범사업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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